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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선언한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는 '명장' 김학범 감독 체제 아래 의기투합했다. 이탈로, 김태환, 안찬기 등 즉시전력감을 대거 영입한 데 이어 주장 임채민을 비롯해 유리, 최영준, 김동준, 송주훈 등 주축 선수들까지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이탈로는 강원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환상적인 논스톱 터닝슛으로 K리그1 데뷔골을 터트리며 찬란한 제주의 봄을 알렸다.
하지만 제주의 여름은 유독 힘었들다. 상대뿐만 아니라 날씨, 이동거리 등 외부 변수도 이겨내야 했다. 무더위까지 찾아왔다. 그래서일까. 6월 5경기에서 1승 4패에 그친 제주는 7~8월에는 2승 5패로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코리아컵 결승 진출까지 좌절되면서 제주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피로도가 가중됐으며 상실감으로 자칫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절치부심한 제주는 운명의 파이널 라운드에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놓았다. 한때 강등의 그림자가 다가오기도 했지만 파이널 라운드 시작과 함께 2승 1무를 기록하며 제주는 잔여 2경기를 남기고 일찌감치 K리그1 잔류를 확정지었다.
매 순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사력을 다해 뛰었다.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 제주의 진짜 영웅은 바로 '원팀(One Team)이었다.
새로운 역사와 스토리는 202시즌에도 변함없이 그라운드 위에 피어올랐다.
올해 4월에도 변함없이 제주 선수단의 가슴에는 동백꽃(제주 4.3 희생자 추모 상징)이 활짝 폈다. 6월에는 '리빙 레전드' 정운이 오직 제주에서만 K리그 200경기 출전이라는 의미 있는 주황색 발자국을 남겼다.
'간판 수문장' 김동준의 연장 계약 소식과 제주항공과 함께 K리그 무대에 안착한 '주황 메시' 남태희, 그리고 K리그 최초로 반려 동물과 함께 하는 축구 직관 '놀멍 보멍 멍멍 DAY'는 수 많은 화제를 뿌렸다.
10월 6일 대전과의 홈 경기에서는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같이 가치 UP'이라는 타이틀 아래 제주도내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 특히 도내 사회적기업과 민간협력 파트너 간 협업 프로젝트를 구축하고, 사회적기업에 대한 도민 공감대까지 형성시켰다. 그 결과 제주는 11월 22일 '2024년 사회적기업 기념행사 및 국제포럼'에서 사회적기업 성장 활성화 고용노동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제주의 신성도 화려하게 빛났다. 제주의 신인 여홍규가 11월 29일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넥슨이 서비스하는 EA SPORTS™ FC Online 유저들의 투표를 통해 최다 득표자에게 수여되는 FC 온라인 K리그 올해의 세리머니상을 수상했다. 여홍규는 지난 4월 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5라운드 홈경기(2-0 승)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렀고, 전반 28분 데뷔골이자 결승골을 신고했다. 당시 여홍규는 손으로 알파벳 'K'를 만드는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K리그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 특별한 세리머니는 'K리그에 내가 왔다. 제주의 U-22 자원이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멋진 의미를 내포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주는 주황색 물결이 있기에 더 빛났다. 한 해 동안 보내주신 팬들의 뜨거운 성원이 없었다면 모두 불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7월 8일 서울전에서는 무려 12,409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이는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제주의 역대 최다 홈 관중 기록이었다. 이러한 무한한 팬 사랑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서귀포시(시장 오순문)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2년 만에 좌석 개선 사업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제주의 상징색(주황색)을 강조하는 게 가장 큰 디자인 포인트였다. 좌석이 귤색(주황색)으로 점점 물들어가는 모습을 형상화하기 위해 투톤 배색을 사용했는데 관중 및 제주도민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다. 좌석 간격을 기존 35cm에서 50cm로 확장해 보다 쾌적한 관람을 가능케 만들었다. 또한 추가 사업으로 W/S석을 확대해 더 넓어진 홈 응원 구역을 확보했다. 2001년 준공 이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작고, 무채색이던 의자를 시민의 편의를 위해 바꾸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었다.
2023
제주는 2023시즌 현대가 울산과 전북의 양강구도를 위협할 강력한 도전자로 지목됐다. 목표인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연제운, 김승섭, 유리, 이기혁, 김형근, 헤이스, 임채민, 이주용 등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주장 최영준을 비롯해 구자철, 김동준, 정운, 안현범 등 주축 선수들까지 건재했던 제주는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예상 4강팀 중 하나로 많이 지목됐을 정도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중원의 핵심 최영준이 2월 26일 수원FC와의 개막전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 공백이 생겼다. 라커룸 분위기를 주도하고 선후배들도 잘 이끄는 주장이었기에
그의 빈자리는 컸다. 여기에 또 다른 키플레이어 이창민도 시즌 도중 병역 의무 이행을 위해 팀을 떠나면서 전력의 무게 중심이 흔들렸다.
순위표도 요동쳤다.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승(2무 3패)의 부진으로 강등권까지 추락했던 제주는 6라운드 첫 승을 수확한 이후 5연승 포함 8경기 연속 무승(6승 2무)을 질주하며 리그 2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17경기(1승 4무 12패)에서 단 1승만 거두는 데 그쳤고 결국 남기일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여기에 사상 첫 FA컵 우승이 좌절되면서 위기감은 커졌다.
하지만 제주는 정조국 감독대행 체제에서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1부리그 잔류를 위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단생산사(團生散死)'의 정신으로 예전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은 팀으로 변모했다. 구단 역시 신중하게 차기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을 밟으면서 정조국 감독대행이 2023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위기 속에도 의미 있는 이정표도 세웠다. 4월 26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31분 서진수의 선제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두며 K리그 통산 팀 500승 금자탑을 세웠다. K리그 원년 멤버인 제주는 울산, 포항, 서울, 부산에 이어 K리그 역사상 5번째 업적을 달성했다.
그라운드 위에 새로운 희망도 피어올랐다. 지난해 10월 음주운전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했던 유연수가 오랜 고심 끝에 축구화를 벗기로 결정하자 제주는 11월 11일 서울전에서 그를 위해 특별한 은퇴식을 열었다. 제주는 1년 만에 다시 제주월드컵경기장을 돌아오는 유연수를 위해 팬들과의 많은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배려했고, 많은 팬들은 유연수의 희망찬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했다.
무엇보다 팬들의 뜨거운 성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올 시즌 19차례 리그 홈 경기에서 무려 114,015명의 관중이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경기당 평균 관중 6,000명으로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 3,151명 대비 무려 90.4%의 증가율이 기록했다. 이에 제주는 쾌적한 관람 문화를 위해 경기장 정비 및 W석 지정좌석제를 실시하는 등 관중 증대에 따른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도 힘썼다.
2022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였다. 제주는 2022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영준, 윤빛가람, 김주공, 이지솔, 김동준, 안태현, 조나탄 링을 영입하며 전력의 무게감을 더했다. 여기에 제주의 레전드인 구자철까지 합류하면서 현대가 울산과 전북의 양강구도를 흔들 수 있는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하지만 부상과 부침으로 정상적인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특히 타이트한 일정은 제주의 발목을 계속 잡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영향으로 역대 가장 빠른 지난 2월 막을 올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는 주중과 주말 경기를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A매치 휴식기도 존재했지만 주중-주말 경기로 이어지는 강행군에 제주는 버스-비행기-버스로 이어지는 장거리 원정까지 감당해야 하는 제주의 입장에선 유독 힘든 한 해였다.
시련은 있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제주는 하나다!'라는 팀 구호 아래 원팀으로 뭉친 2년 연속 파이널A 무대에 진출했다. 파이널라운드에 진입한 제주는 최종 목표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ACL) 진출을 위해 박차를 가했다. 파이널라운드 결과는 2승 3패. ACL 진출이 좌절됐고, 최종전을 앞두고 교통사고 악재가 찾아왔지만 울산전 승리와 쾌유 기원 세리머니에서 팬들은 새로운 희망을 봤다. 남기일 감독은 연장계약을 통해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선수 육성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판 제이미 바디' 김범수가 바로 그 결실이다. 지난해 7부리그, 올해 4부리그에서 뛰었던 무명 선수' 김범수를 직접 테스트 끝에 영입했다. 김범수는 예상과 달리 즉시 전력감으로 자리매김했고, 남기일 감독은 선수를 보는 탁월한 안목을 자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황색 물결도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4월 23일부터 K리그가 코로나19 대응 메뉴얼 운영을 중지하고, 관련 제한 사항을 대부분 해지하면서 관중과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졌다. 이에 발맞춰 제주는 직관의 즐거움을 더해줄 다양한 시도를 아끼지 않았다. K리그 최초로 홈 구장 공공 Wi-Fi를 활용하는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장내 축구 몰입 콘텐츠 <스마트-스타디움, #내 손안에 전광판>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첫 런칭한 데 이어 올해 7월 업그레이드를 가하며 ‘최초’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았다. 특히 '선수카드 수집' 도입은 축덕(축구 덕후)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치트키였다. 높은 퀄리티와 뛰어난 디자인으로 소장 가치를 높였다. 구단 제휴 매장에서의 선수 카드 획득은 지역상권과의 상생을 담고 있어 의미가 있었다.
제주의 노력은 주황색 빛을 발했다. 올 시즌 19차례 홈 경기에서 총 59,884명이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평균관중은 3,151명. 특히 10월 16일 전북 현대와의 홈 최종전에서는 올 시즌 최다관중인 6,052명이 운집했다. 많은 관중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도 더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제주는 7월 2일 FC서울과의 홈 경기를 K리그 최초 탄소중립 축구경기로 진행했다. 이날 제주 선수단은 휠라코리아에서 특별 제작한 재생 서드 유니폼 '해녀 삼춘'을 착용했고, 유니폼 원단은 팬들이 '그린포인트 제도'를 통해 팬들이 직접 모은 페트병을 재활용, 국제적인 재활용 GRS 인증을 받은 원료 및 환경 보호 섬유를 사용했다.특히 K리그를 넘어 프로스포츠 전반에서 사회적 책임 이행과 지역사회 상생협력의 좋은 롤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결실도 맺었다. 제주는 10월 24일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에서 친환경 캠페인을 펼친 팀에게 수여되는 '그린 위너스상'을 수상했다. 제주는 그린위너스상 수상만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K리그의 탄소중립리그 프로젝트 실현에 앞장설 계획이다. 또한 지속적인 ESG 경영을 추진하기 위해 탄소배출 저감 활동을 적극 진행한다. 주민규는 아쉽게 첫 토종 득점왕 2연패에 실패했지만 2년 연속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오늘의 아쉬움이 또 다른 기대감과 희망으로 변화하는 새로운 스토리의 서막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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